새해에 복 들이던 대문 그림들 — 처용·호랑이·복조리에 엽전

연화 선생

연화 선생이 전통 풍수에서 보는 방식을 정리했어요. 재미와 참고용으로 읽어 주세요.

연재 «전통 풍수 이야기» 4/5편
  1. 돈이 머무는 자리의 비밀, 풍수라는 이름에 다 들어 있어요
  2. 부잣집 한옥은 왜 대문·안방·부엌부터 봤을까
  3. 조선 왕실은 왜 이 자리를 골랐을까 — 경복궁에 숨은 부귀의 배치
  4. 새해에 복 들이던 대문 그림들 — 처용·호랑이·복조리에 엽전
  5. 집안 재물을 맡은 신, 업두꺼비 이야기 — 성주·터주와 함께

한 줄 답: 옛사람들은 정초에 문에 그림(문배)을 붙여 나쁜 기운을 막고, 복조리에 엽전을 넣어 걸어 복을 들였어요. 가게 문을 새로 여는 마음과 같아요. 전통적으로 이렇게 꾸민 문을 복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문으로 봤어요.

새해 첫 아침, 대문에 호랑이와 닭 그림을 붙이고 복조리에 엽전을 넣어 거는 옛 마을을 떠올려 보세요. 천 년 넘게 이어 온 그 마음을 우리 가게 문에도 걸 수 있어요. 새해마다 «올해는 잘됐으면» 빌었다면, 조상들도 같은 마음이었어요.

새해 첫날 문에 무엇을 거느냐로 한 해를 시작했던 우리 조상들. 다가오는 새해, 미리 준비해 두세요.

처용, 가장 오래된 문 지킴이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대문에 잡귀와 액을 막고 복을 들인다는 문신(門神)이 있다고 믿었다고 설명해요. 그 첫 사례로 꼽는 것이 신라 때 처용 그림을 문에 붙여 나쁜 것을 막은 풍속이에요. 제주에서는 문전신이라고 부르고, 무속 신화 «문전본풀이»에 그 내력이 전한대요.

우리 가게·집은 몇 개일까요?

체크해 보세요.

정초의 호랑이와 닭

조선에서는 섣달그믐 밤 의식이 끝나면 정월 초하루 새벽 문에 그림을 붙였어요. 이걸 문배(門排)라고 해요. 옛 세시기에는 정초에 닭과 함께 호랑이를 그려 붙였다는 기록, 도화서에서 그린 신선·닭·호랑이 그림을 벽에 붙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임금과 신하가 새해에 주고받던 그림은 세화(歲畫)라고 불렀어요. 조선 초 기록에는 세화가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일»이라는 말이 나온대요.

새해 아침 호랑이·닭 그림과 복조리가 걸린 한옥 대문
새해 아침 호랑이·닭 그림과 복조리가 걸린 한옥 대문

복조리에 엽전 넣기

막는 것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정월 초하루에는 복조리 한 쌍을 사서 대청이나 안방 머리에 걸고, 안에 엽전(복돈)을 넣었어요. 쌀을 이는 조리처럼 복을 건져 올리라는 마음이었어요.

입춘에는 문이나 기둥에 경축과 액막이 문구를 붙이는 입춘첩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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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게에 옮기면

한 단계 더

복조리는 요즘도 설 무렵이면 쉽게 구할 수 있어요. 고를 때는 한 쌍으로, 실이나 리본으로 걸기 좋은 것을 고르세요. 새해에는 호랑이 민화 한 점을 새로 거는 것도 좋아요.

복조리 한 쌍을 계산대 위에 걸면 손님이 «이게 뭐예요?» 하고 물어서 자연스레 이야기가 시작돼요.

이제 새해 첫날 문을 열 때, 천 년 넘게 이어 온 마음을 함께 거는 거예요.

오늘 바로 할 1가지

다가오는 새해 첫 영업일을 달력에 표시하고, 그날 입구를 닦을 시간을 정해 두세요.

근거

다음에 읽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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